스페인이 제시한 방향점 그렇다면 밀집수비 전술을 무너뜨리기 위해 현대축구의 공격 전술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나가야 할까? 이 부분에 있어 일종의 방향점을 제시한 팀이 유로 2008, 그리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연속으로 제패한 스페인이다. 짧은 패스를 지속적으로 주고받으며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중앙과 측면을 빠르고 고르게 공략하는 한편, 유럽식 조직력과 남미식 개인기를 효과적으로 접목시킨 ‘스페인식 퓨전축구’는 현대축구의 공격 전술이 나아가야 할 길잡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어느 한 쪽에만 편중된 고전적인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한 팀들은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공격적인 측면에서 세밀하고 창조적인 남미식 스타일을 효과적으로 접목시키지 못한 이탈리아, 프랑스, 잉글랜드 등은 모두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유럽식 조직력과 수비 전술을 간과한 채 지나치게 개인기에 의존하는 공격축구를 펼친 아르헨티나 역시 독일과의 8강전에서 0-4로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외질, 뮐러, 케디라와 같은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앞세워 한층 세밀한 스타일로 변모한 독일은 이번 대회를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네덜란드 역시 이전보다 실리적인 스타일로 변모했음에도 불구하고 판 페르시, 로번, 카윗, 스네이더르 4인방이 이끄는 공격진의 창조성과 세밀함에는 일제히 높은 점수가 매겨졌다. 비록 8강에서 대거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칠레와 파라과이를 비롯한 남미 팀들의 선전도 위와 같은 흐름과 결코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1990년대에는 압박수비로 인해 발생하는 뒷공간을 공략하기 위한 ‘스피드’와 ‘역동성’이 무엇보다 중시됐던 반면, 이제는 스피드 이외에도 상대의 밀집수비를 허물어뜨리기 위한 ‘세밀함’이 더욱 강조되는 추세인 셈이다. 결국 21세기 현대축구가 다시금 공수 양면에 걸쳐 균형을 이룸으로써 팬들에게 흥미를 되찾아주기 위해서는 스피드와 테크닉이 조화를 이뤄야 하고, 이러한 스타일의 팀들이 더욱 완성된 경기력을 선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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